1. 아이와 즐겁게 책 읽기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아주 어릴 적부터 나는 태블릿보다는 책을 더 가까이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었고, 아이 또한 책 읽기를 아주 좋아했다. 거창하게 성대모사까지 하며 읽어주기보다 담백하게 아이가 원하는 책을 많이 읽어주었다. 책의 권수보다는 한 가지 책을 읽고 나름의 독후활동으로 그림 그리기, 이야기 나누기, 인상 깊은 한 가지 장면을 따라 해 보기 등을 했다. 전에는 도서관 활용보다 전집을 많이 구매해서 읽혀 주었는데 좀 지나 보니 부질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경제적인 부담이 아주 컸고 많은 책들을 아이에게 다 넣으려고 하니 나도 지치 쳐갔다. 그다음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도서관! 도서관에서는 전집부터 단행본 책까지 다양한 도서들이 있다. 아이가 조용한 편이었기 때문에 그래도 오랫동안 앉아서 책 읽기가 가능했고 집에서 2-3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었기 때문에 책을 빌려오는데도 아주 편했다. 우리 아이는 보통 문학작품 읽기를 좋아한 한다. 나도 문학을 좋아하는데 이것이 독서 편식의 원인이 되었다. 비문학 작품은 아직도 마주하지 않으려 하니 요즘 고민이다. 독해 학원을 얼마 전까지 다녔었는데 선생님께서 "00 이는 문해력도 좋고 문학작품을 읽는 것도 아주 좋아해요. 어휘나 독해력도 아주 뛰어납니다. 하지만 비문학 작품을 읽지 않으려 해서 조금 고민이에요. 어머니께서 좀 더 신경 써주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시는데 내가 잘 감춰놓았던 커다란 구멍이 보인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그래도 문학작품이 훨씬 재미있는 걸 어쩌나.. 하하 그래도 책을 늘 가까이 둔 덕에 아직까진 스마트폰의 늪에 퐁당 빠지진 않았다. 나는 아이가 4학년이라고 해서 두꺼운 책을 추천하진 않는다. 어른이 읽어도 아직 그림책들이 너무 재미있는데 굳이 딱딱한 글씨만 깨알같이 있다고 해서 아이가 모두 다 소화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계속 읽다 보면 아이 스스로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고 굳이 권하지 않아도 점점 책의 두께가 두꺼워지니 고학년인데 동화책만 읽지 말라고 말하지 말자. 우리 아이는 대부분 스스로 책을 고르긴 하지만 여러 재미의 요소가 있는 책들은 내가 추천해 주는 편이다. 요즘에는 너무 더워서 도서관까지 가는 것도 귀찮아서 밀리의 서재에서 보는 편이다. 한 가지 아이디로 우리 세 식구 폴더를 따로 만들어서 각자 따로 보고 싶은 책들을 담아두는데 자기 전에 아이가 보았으면 하는 책들을 골라 아이의 폴더에 넣어둔다. 그러면 시간이 날 때 딸아이가 보는 구조. 밀리의 서재는 나중에 다시 리뷰해 보겠다. 아이와 함께 책 읽기가 정말 중요한 것은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도 있지만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게 되어 좋은 것 같다. 책의 주제를 정해놓고 이야기는 하지만 항상 수다로 끝나는 편. 어떤 사람은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다, 시간이 없다, 가만히 앉아있지 않는다. 이렇게 말하는데 물론 집중해서 다 읽어내면 좋지만 숙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가장 편안한 시간에 30분 정도만 투자해도 좋을 것 같다. 굳이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니 방식도 내 마음대로 주제도 내 마음대로 그렇게 부담 없이 시작하길 추천한다. 우리는 선생님이 아니고 엄마이기에 무엇이든 가능함.
2. 팥빙수의 전설
국내 창작동화
지은이 이지은
출판사 웅진주니어
몇 년 전에 팥빙수의 전설이라는 책을 교보문고에서 본 적이 있다. 그때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 신간이 나오면서부터 다시 화제가 된 것 같다. 공포감을 줄 수 있는 호랑이를 익살스러운 호랑이로 표현을 해 어린아이들도 편안하게 볼 수 있다. 첫 페이지에는 정감 있는 주인공 할머니가 등장해 옛날이야기를 시작한다. 이건 뒤에 친구의 전설에도 같은 도입부인데 정말 할머니가 옛이야기를 해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더욱 기대감이 올라간다. 여름과 뗄 수 없는 팥빙수를 재미있는 상상력을 더해 그려냈다. 직접 농사지어 길러낸 과일들을 시장에 내다 팔면서 눈 호랑이와 맞닥뜨리는데 그 모습이 옛날 전래동화에 나올법한 이야기라 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요즘 세대의 표현법에 의해 아주 재치 있게 묘사되어 읽는 내내 재미있게 읽었다. 어른, 아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동화그림책.
3. 친구의 전설
국내 창작동화
지은이 이지은
출판사 웅진주니어
매우 감동이 있는 이야기였다. 작가는 이 그림책을 지으며 15년 함께 지냈던 반려견을 떠나 보냈다고 했다. 이별은 슬프지만 그와 함께 한 추억이 많기에 우리는 그 기억들을 떠올리며 오랫동안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것 같다. 친구의 전설은 다소 소심하고 귀찮은 척하며 뭐든 해주는 호랑이와 까칠하고 호랑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민들레 꽃이 등장한다. 민들레 꽃이 호랑이의 꼬리에 척 붙으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도 재미있었고 나중에 민들레 홀씨가 되어 눈처럼 흩날리는 장면은 가슴이 뭉클해지며 감동 정이었다. 호랑이 시리즈에 항상 등장하는 맛있는 거 주면 안 잡아먹지 라는 단골 멘트가 나오지만 하나도 위협적이지 않고 오히려 호랑이가 민들레에게 당하는 것 같은 장면들이 재미있었다. 호랑이의 엉뚱함과 민들레꽃의 톡톡 쏘지만 재치 있는 어투가 둘의 케미를 더 돋보이게 만든다. 일러스트 그림도 편안하고 등장인물들의 표정도 익살스러워서 아이들이 보면 창의력은 물론 재미의 요소까지 쏙쏙 챙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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